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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심해지는 '치질', 수술 꼭 필요할까?
치질은 추위에 약한 질환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항문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 게다가 겨울철에 심해지는 변비도 치질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치질로 진료받은 환자는 10월부터 서서히 증가해 한겨울인 1월에 가장 많았다. 이렇게 겨울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치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앉아서 근무하는 20~30대도 안심 못 하는 항문질환, 치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치질로 치료받은 환자는 약 62만 명에 이르렀다. 이 중 40대와 50대 환자가 각각 21.2%, 21.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20대와 30대 환자도 각각 11.7%, 17.9%를 기록하며 적지 않은 비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치질 환자가 연령을 불문하고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직장인이 오랜 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환경에 놓여 있어 치질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도 배변 습관 관리와 장시간 앉아 있는 근무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치질, 수술이 꼭 필요할까?
치질은 항문 주변에서 발생하는 질병을 폭넓게 이르는 말로서, 흔히 치핵, 치열, 치루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치핵으로, 많은 사람들이 '치질'하면 떠올리는 질환이다. 치질은 치료법이 질환의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보존적인 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치핵, 단계별로 다른 치료법
치핵은 항문 내외의 점막 및 조직이 부풀어 오르거나 항문 밖으로 빠져 나오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뉜다. 하이닥 대장항문외과 상담의사 유윤식 원장(더블유외과의원)은 치핵을 1~4단계로 구분하며, 단계별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단계: 치핵이 탈출하지 않음
2단계: 배변 시 치핵이 탈출되었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상태
3단계: 손으로 밀어넣어야 들어가는 상태
4단계: 손으로 밀어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상태
유윤식 원장은 "1~2단계는 배변습관 교정이나 약물치료 등 보존적인 요법으로도 완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약물치료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증상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3~4단계로 진행되면 이미 늘어져 있는 치핵 조직이 고착화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데, 유 원장은 "특히 4단계는 염증과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수술하지 않으면 출혈 및 감염 위험이 커진다"라고 경고했다.
치열, 보존적 치료부터 수술까지
치열은 항문 내벽 혹은 항문과 피부 경계 부위가 찢어지면서 발생한다. 찢어진 상처로 인해 배변 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변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치열의 경우 초기에는 부드러운 배변을 위해 식이섬유와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따뜻한 물에 좌욕을 하는 등의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니트로글리세린 연고를 사용해 항문 괄약근을 이완시키는 방법이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치열이 만성화되면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유윤식 원장은 "만성 치열이 된 경우라면 보존적 치료가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라며, "이를 계속 방치하게 되면 항문협착, 농양, 치루 같은 합병증이 발생된다"라고 설명했다. 만성 치열 치료에는 측방 내 괄약근 절개술을 시행한다.
치루,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
치루는 항문 주위에 생긴 고름이 주변 조직으로 확산되면서 비정상적인 길(누공)을 형성하는 질환이다. 치루는 치핵과 달리 오래 방치할 경우 항문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치루로 인해 항문에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감염과 염증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치루는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한 번 발생한 치루는 자연적으로 호전되지 않으며, 수술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수술은 항문 괄약근 사이에 위치한 1차 병소를 제거하고, 내부와 외부의 누공을 모두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움말 = 유윤식 원장(더블유외과의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